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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dem Riding

신도, 시도, 모도 섬일주

# 2011년4월13일 (수)

이틀전 다녀온 섬진강 여행의 피로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여행, 갈 수 있을 때 가자"고 꼬드겨서 집을 나선다.
원래는 제천 청풍호를 가려고 했지만 와이프한테 코스길이가 약 50km 정도된다고 했더니 무리라며 짧게 갔다오자 해서 부랴부랴 영종도 북쪽에 있는 신도, 시도, 모도 3개 섬을 돌기로 했다.

오늘의 라이딩 계획
라이딩코스: 공항철도 운서역 → 삼목선착장, 신도선착장 → 신도저수지 → 신시도연도교 → 슬픈연가세트장 → 풀하우스세트장 → 시모도연도교 → 배미꾸미 → 시모도연도교 → 신시도연도교 → 신도선착장, 삼목선착장 → 공항철도 운서역
가는 길: 집 → (12:00, 자가용) → 공항철도 계양역 → 공항철도 -> 공항철도 운서역
오는 길: 가는 길 역순

↓ 인천 계양역, 공항철도 계양역은 1호선 계양역 바로 옆이다. 계양역 주차장은 1일주차에 5천원을 받는다.


공항철도는 자전거를 거부하지 않는다. 입장도 넓은 개찰구를 통해 편하게, 승차장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편하게 올랐다.
계양역에서 운서역까지는 2정거장밖에 되지 않지만 영종대교를 건너야 하므로 20분정도 걸린다.

↓ 영종도 운서역의 모습


↓ 신도들어가는 배에 자전거를 싣고


↓ 철근을 잔뜩실은 화물차도 배를 탄다


↓ 새우깡 갈매기들... 사람이 없어서 오늘을 꽁쳤겠다.


↓ 영종도와 신도는 정말 가깝다. 출발하자마자 건너편 선착장이 보일정도.


↓ 신도 도착


신도선착장에는 우리를 비롯해 몇사람과 차량 두어대만 내리고 대부분은 장봉도로 가는듯하다.
영종도에서 불과 10분 거리, 신도는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조용하고 인적이 없다.
3개 섬을 일주하는 내내 우리는 섬을 전세낸 듯 편안하게 라이딩을 즐겼다.
여행은 이래야 하거늘, 주말이나 휴가철에 여행을 가면 그곳이 주인이 아니라 몰려온 사람들이 주인이 되어 그야말로 주객전도 상황이 벌어진다.
이렇게 한가한 시간에 그곳을 찾으면 아량넓은 주인이 찾아온 객에게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허락한다.


↓신도 해변, 고즈넉하다.


↓ 바닷바람이 차서인가? 아직 꽃망울이 터지지 않았다


↓ 신도 저수지


↓ 저수지에 예쁜 팔각정자가 있다.


↓ 신시도연도교 (신도와 시도를 연결하는 다리), 오른쪽끝에 슬픈연가와 풀하우스 세트장이 있다.


↓ 신시도연도교에서 바라본 시도 왼쪽, 3개섬 일주에서 가보지 못한 곳이다.


시도 북쪽에는 드라마 세트장이 2개 있다. 슬픈연가와 풀하우스.
나는 드라마를 거의 안보는 편이어서 슬픈연가는 제목조차 생소하고, 풀하우스는 비와 송혜교가 예쁜 집에서 아웅다웅 연애하던 장면 정도 기억한다.
두 세트장 모두 언덕을 넘어야만 볼 수 있고, 특히 풀하우스 세트장으로 가는 언덕은 과연 오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도 경사가 가파랐다. 슬픈연가 세트장에서 돌아나오면서 '끌바를 할까...?' 망설임도 잠시 도저~~언!
탠덤 변속기를 3X8로 복구한 뒤 처음으로 1X1에 놓고 열심히 페달링을 하니 언덕을 넘을 수 있었다.

↓ 슬픈 연가 세트장


↓ 세트장 뒤편 풍경. 멀리 보이는 산은 강화도 마니산이다.


↓ 한때 세트장 장사를 했던 모양... 지금은 폐쇄되어 외관만 볼 수 있다. (풀하우스세트장은 아직도 티켓을 팔고 있고 내부도 들어가볼 수 있는 것 같다)


↓ 세트장옆에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런 길을 보면...


↓ 꼭 내려가봐야 한다. 계단은 세어보진 않았지만 꽤 많다.


↓ 계단을 내려오면 이런 풍경, 건너편에 강화도가 보인다.


↓ 조비덕분에 인적없는 곳에서도 함께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 풀하우스 세트장 가는 길에 가파른 언덕이 있다. 1X1에 놓고 겨우겨우 올랐다.


↓ 풀하우스 뒤편 수기해변, 여름철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 풀하우스 세트장 정면, 풀하우스는 몇번 본적이 있어 기억이 난다. 풀하우스는 아직도 입장료를 받고 있어 관람은 여기까지...


풀하우스 세트장에서 되돌아나와 모도로 들어가니 다행히 문을 연 식당들이 몇군데 있다.
오전 11시쯤 가볍게 아점을 먹은 뒤로 오후 4시가 다되도록 먹은 게 없어 무척 허기진 상태였다. 식당 앞에 내리자마자 주인 아주머니가 뛰어나와 도로변 유리문을 열어주신다. 길가에서 바로 방에 들어가 앉은 셈이다.
갯벌에서 직접 잡은 낙지가 좋다며 권하시길래 그러자고 선선히 주문하였다. 3만5천원.
근데 밑반찬으로 꽃게장이 나온다. 그것도 주홍색 알이 실한 1마리 통째로.
술은 일부러 주문하지 않았는데 앞에 앉은 손님들이 막걸리를 꺼내드는걸 보고는 나도 모르게 주문을 하고 말았다. 쩝...
자전거도 차인데 막걸리 마시고 라이딩하면 음주 단속 걸리는거 아닌감...

↓ 시모도연도교(시도와 모도를 연결하는 다리)


↓ 모도횟집. 오른쪽 밑에 우리가 벗어놓은 신발들도 보인다.


↓ 시도 특산 막걸리, 맛은 뭐 그냥...


↓ 낙지를 직접 잡아온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이렇게 큰 낙지 3마리가 통째로... 3만5천원.


↓ 꽃게장이 반찬으로 ^^


식당을 나와 해안길을 1km 정도 달리니 조각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공원 입장료도 있고 공원 안에 어느 단체에선가 와서 족구도 하고 있고 해서 핸들을 돌려나왔다.
그냥 돌아오기 뭣해서 바로 옆에 있는 해변으로 가보니 돌투성이 해변이지만 나름 풍광이 그럴듯하다.

↓ 배미꾸미조각공원 옆 해변

 

↓ 탠덤도 잠시 휴식 중


이제 돌아갈 시간. 신도선착장 막배는 6시30분이지만 벌써 기온이 떨어지는게 느껴진다. 모도해변에서 신도선착장까지 단숨에 내달리니 5시30분 배를 탈 수 있었다.

오늘로 4번째 탠덤 라이딩인데 와이프는 많이 익숙해진듯하다.
엉덩이 통증도 처음보다는 많이 줄었고, 페달링 호흡도 좋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라이딩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이런 분위기라면 올해안에 최소 3박4일 정도의 자전거 여행도 가능할 듯... 희망을 가져본다.

↓ 다시 돌아온 신도바다역


↓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 라이딩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