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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dem Riding

구례에서 하동까지 섬진강 벚꽃길 라이딩

# 2011년4월11일(월)

지난 목요일, 몇개월간 해오던 일이 마무리됨에 따라 또다시 기약없는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뭐, 어떻게 되겠지...
우선은 늘 꿈꿔오던 탠덤 여행을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탠덤을 타고 처음으로 한강을 벗어나는 여행, 조금 멀지만 우리나라에서 벚꽃길이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라는 섬진강 19번, 1023번 도로를 달려보기로 했다.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떠나는 것도 처음, 당일에 이렇게 먼곳을 다녀오는 것도 처음, 자전거전용도로가 아닌 일반도로를 달리는 것도 처음, 와이프는 거의 모든 것이 처음이어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 집 떠나기전 폴딩되어 있는 탠덤 모습, 폴딩이라기보다 거의 구겨져있는듯하다


↓ 서울남부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버스를 기다리는 중


↓ 버스 승차 후 셀카질, 늘 찍고나면 내 얼굴이 더 뒤에 있다, 본능인가...? ㅋㅋ


오늘의 라이딩 계획
라이딩 코스: 구례버스터미널 → 화개 → 쌍계사 → 화개 → 최참판댁 → 하동버스터미널 (약 42km)
가는 길: 집 → (7:50, 자가용) → 국제전자센터 → (도보) → 서울남부버스터미널 → (9:30, 시외버스) → 구례버스터미널
오는 길: 하동시외버스터미널 → (18:30, 시외버스) → 서울남부버스터미널 → (도보) → 국제전자센터 → (자가용) → 집

정말 오랜만에 버스로 여행을 해보는듯하다.
설레는 마음도 잠시, 이내 두사람은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을 떤 노곤함에 잠에 빠져들었다.
버스는 몇번 고속도로를 바꿔 타고 탄천휴게소에 들렀다가 13:10분에 구례에 도착했다.

↓ 휴양의 명소 관광특구 구례...


↓ 탠덤을 꺼내서 조립하기 전


↓ 몇몇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조립하는 과정을 지켜보신다... 사람들 눈에 안띌 방법이 없다...


GPS-850에 저장해 놓은 라이딩코스를 켜놓고 (길은 단순하기도 하고 거의 외우고 있지만, "코스추적" 기능을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길을 나섰다.

GPS-850은 몇번의 라이딩에 사용하면서 성능에 신뢰가 있어 전에 사용하던 무선속도계는 이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지만, 조작과 편이성 부분에 있어서는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
특히 가운데 버튼은 조그마한 버튼하나로 5가지 방향(상하좌우 & push)을 조작하도록 되어 있는데 push 버튼이 매우 민감해서 한번에 push를 한적이 거의 없다. Push 버튼만 따로 분리해 놓으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구례에서 섬진강을 따라 하동으로 가는 길은 19번 강북도로와 861번 강남도로가 있는데 강북길이 아무래도 섬진강을 오른쪽으로 보면서 달릴 수 있으므로 좋을 듯 하다.
하동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는 화개까지는 861번 도로를 달리는데, 버스안에서 보니 강남도로에서 보는 섬진강은 또다른 풍경을 가지고 있었다.

약 10km 정도 달리니 "전망좋은 곳"이라는 팻말이 있어 탠덤을 멈추고 잠시 쉬어간다.

↓ 탠덤을 버려놓고 가는게 불안한 몽아. "페달 한짝 떼어놓자.." "괜찮아~"


↓ 전망좋은 곳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 전망대에서 화개방향을 바라본다


↓ 길건너편, 861번 강남도로



지리산 피아골로 들어가는 865번을 막 지나칠 무렵, 갑자기 앞에 차들이 줄지어 서있다.
웬지 불안감이 엄습한다. 사고인가? 공사중인가? 아님 벚꽃놀이 차량들인가? 설마, 월요일인데?
넓지 않은 노견으로 조심조심 차들을 앞질러가보니 결국 1023번까지 오고야 말았다.
그 차량들의 정체는 1023번 십리벚꽃길로 향하는 것이었다!

우리역시 1023번을 따라 쌍계사까지 가려고 계획했기 때문에 차량들을 따라가보았지만, 1023번은 차량과 인파로 도저히 2인승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10분정도 끌바를 해보았지만 결국 쌍계사까지 가는 것은 포기하고 화개장터만 둘러보고 가기로 한다.

↓ 1023번 쌍계사 가는 길, 꽃길을 차안에서 보고 싶으신가요...?


↓ 보행자들에게도 방해가 되는 탠덤 ㅠㅠ


↓ 1023번 맞은편 도로...라기보다 주차장!


↓ 화개장터 입구. 역시 사람이 많아서 들어가보진 못했다.


↓ 화개장터 앞 남도대교.


↓ 남도대교에서 서쪽을 바라본 풍경


↓ 방풍조끼를 벗으니 본의아니게 올블랙이 되어버렸다


↓ 남도대교 중간에서 바라본 섬진강, 강이 매우 여성스럽다.


화개를 지나니 우리쪽 차선에는 차들이 거의 없는데 이번엔 반대차선에 늘어서있다.
저 차들 오늘 구경다하고 가려나...
반 걱정하면서 우리는 꽃놀이를 즐겼다.

↓ 19번도로의 벚꽃터널


↓ 차안에서 우리를 보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출발할 때에 비해 옆바람이 강해져서 컨트롤이 힘들어지고 갓길이 좁아져서 버스가 지나칠 때마다 바짝 긴장하게 된다.
하지만 화사한 봄날씨와 두사람의 페달링 호흡이 점점 좋아지면서 탠덤바이킹은 부부를 위한 가장 완벽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하동방향 19번도로는 전체적으로 살짝 내리막이지만 군데군데 얕으막한 언덕이 없을 순 없는데, 탠덤의 54-44-34 체인링과 12-32 스프라켓으로 못오를 언덕은 없을 듯 하다.
변속계를 original로 바꾸면서 가장 걱정했던 더듬이 변속기의 변속감도 이제는 익숙해져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 451 타이어로 이런 길을 갈 수 있을까...?


↓ "안돼!" 강한 부정의 자세... ㅋㅋ


하동을 약 12km 남겨놓고 평사리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최참판댁과 최수지가 출연했던 드라마 토지의 촬영장이 나온다.
쌍계사를 건너뛰면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둘러보기로 한다.

↓ 최참판댁 입구에 서있는 토지문학비. 몽아는 왜 비앞에 안서있을까?


↓ 비 뒤편에 새겨져있는 박경리선생의 약력


↓ 아휴, 엉덩이아퍼


↓ 조비(JOBY) 고릴라팟 덕분에 여행가서 다른 사람 도움없이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조비는 휴대용 카메라삼각대로 크기는 15cm정도이고 3개의 다리가 구부러질 수 있는 관절이 있어 기둥, 나뭇가지 등 다리로 감쌀 수 있는 것이면 어디든 고정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땡큐 조비!


↓ 최참판댁 올라가는 길. 꽤 가파르다. 사람도 많고 해서 끌바하기로 한다


↓ 보호수... 나무 이름이 뭐였더라?


↓ 입장요금을 받는다.


↓ 끌바하기로 힘들어서 은행한봉지를 사고 잠시 요렇게 맡겨놓는다 ^^


↓ 약수터...인가?


↓ 벚꽃, 개나리 그리고 붉은색꽃이 한자리에 모였다


↓ 이게 무슨 꽃인가요?


↓ 최참판댁 앞에 조성중인 읍내장터


↓ 최참판댁, 의외로 너르다.


↓ 오른쪽 어깨에 걸친 손은 누구손일까? ㅋㅋ


↓ 뭘 보시나 봤더니 "최참판댁" 이라고 씌여있네... ^^


↓ 본격적인 최참판댁 집들이


하동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는 6시30분이 막차이므로 늦어도 6시 이전에 하동에 들어가야 한다.
최참판댁을 나오자마자 우리는 열심히 페달을 밟아 하동버스터미널까지 내달렸다. GPS-850의 코스추적 기능 덕분에 처음 가보는 곳을 한번에 찾을 수 있었다.

↓ 아무리 급해도 이런 절경을 놓칠 수는 없다. 사진엔 잘 안나왔지만 저물어가는 해가 섬진강을 보석처럼 반짝이게 만들었다


↓ 잠시 쉬고 있는 탠덤


↓ 하얀 자갈들이 깔려있나했는데 자세히보니 재첩껍데기... ^^


↓ 하동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하동버스터미널에서 6시30분 버스를 타고 복귀하면서 우리는 첫 자전거여행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과 라이딩 내내 보고 느겼던 풍경과 감상을 주고받으며...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