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le Riding/란도너스

2014 란도너스 천안300

#2014년 4월 5일


2014년 란도너스 천안 300키로... 다녀왔습니다.


오전5시 출발, 오후 11시20분 경 도착. 18시간 20분 소요.

총 주행거리 312키로. 총 상승고도 2,200미터. 평속 21.6

상승고도만 보면 200키로와 비슷해 보이지만, 서천에서 갈산까지 장장 100키로 구간을 엄청난 북서풍을 맞으며 달려야 해서 난이도는 훨씬 높았습니다. 마치 100키로 업힐을 한듯한 느낌입니다.


새벽에는 온도가 영하2도까지 떨어지면서 손발의 감각이 마비되기도 했고, 저녁 7시 이후 천안으로 복귀하는 도중에도 온도가 뚝 떨어지면서 체감 온도는 영하를 맴돌았습니다.


서해안을 북상하는 구간에서부터 왼쪽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갈산에서 천안까지 80키로 정도는 수없이 포기를 생각할 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천안에 도착한 후 찜질방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일요일 새벽에 다시 서울로 올라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란도너스를 계속할 것인가...


란도너스가 장거리 라이딩에 대한 성취욕을 자극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후유증이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여유있는" 라이딩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월등한 실력을 갖고 있지 않고서야 시간에 쫒겨 식사도 편의점에서 대충 때우고, 아름다운 풍광도 눈으로만 담아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300키로 이상은 필수적으로 야간라이딩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계절에는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몸을 해칠만큼 극한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물론 기존 로드싸이클 라이딩 스타일을 버리고 핸들바백이나 심지어 패니어까지 달고 다닌다면 그런 문제는 충분한 옷가지를 준비해서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300키로 까지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최소한의 준비만 했고, 그것이 엄청난 오산이었음을 이번에 절감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 끝에 집에 돌아와서 란도너스 홈피에 들어가 신청해 두었던 나머지 브레베를 모두 취소하였습니다.

자칫, 나머지 브레베를 참가했다가 "자전거를 집어던지는" 혹은 "라이딩을 중지해야만 하는 심각한 몸의 이상"을 경험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입니다.

"나의 스타일"은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되 좀 더 여유있고 자유로운 라이딩"이고 그것은 "성취감"으로 덮을 수 없는 갈증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쉽지만 나의 란도너스는 여기까지... 입니다. 최소한 2014년에는.

화창한 봄날에 몽아와 다시 탠덤 투어에 나서야겠습니다.

그게 가장 하고싶은 라이딩입니다.


오전5시반. 2008년에 천안 SDI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 두어번 갔었던 남당리 횟집앞을 지나갑니다. 몽아와 새조개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전6시17분. 송악저수지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릅니다. 마치 온천에 온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송악저수지로 알고 있는데 공식적으로는 궁평저수지인가 봅니다.


오전6시38분. 송석지. 란도너스 코스는 유난히 저수지를 많이 지납니다. 고개만 넘으면 저수지가 나타납니다.


여기도 물안개가 피어오릅니다. 새벽의 추운 공기가 물안개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오전7시2분. 속도계에 찍힌 온도가 영하 1.1도. 이날 영하3도까지 봤습니다...ㄷㄷㄷ


오전8시30분. 첫번째 체크포인트인 청양 도착.


많은 란도너들이 새벽 추위에 고생했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맨앞에 계신 분은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신발에 포장용 테이프를 덕지덕지 감고 계십니다.


추위에 힘들었지만 아직 표정은 밝습니다...^^


잠시 그룹에 묻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본의아니게 그룹을 끌기도 하면서... 란도니들은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합니다.



오전9시28분. 부여 수리바위를 지나갑니다.


오전9시36분. 눈부신 아침 햇살과 화사한 벚꽃이 잠시나마 추위를 잊게 합니다.


오전9시43분. 보령호


보령호 건너편에는 임도처럼 보이는 길이 산쪽으로 뻗어있습니다.


오전11시28분. 두번째 체크포인트 장항 도착. 천안에서 여기까지는 남으로 내려왔고, 이제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청양에서 란도니 한분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이분이 쓰고 계신 고글이 특이합니다. 일반 안경을 쓰고 그 위에 쓸 수 있는 고글이라고 합니다. 나 역시 안경을 쓰는 입장에서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점심을 먹었던 만두집.


뭐... 아직까지는 상태가 좋아보입니다. 기온도 꽤 많이 올라가고 해서 저지 위에 입고 있던 바람막이를 벗었다가 불과 5분도 안돼서 다시 꺼내 입었습니다. 온도가 20도 가까이 올라도 바람때문에 추위를 느낄만큼 바람이 강했습니다.


오후1시26분. 춘장대로 올라가는 어느 바닷가.



여기도 썰물때가 되면 열리는 바닷길이 있는 모양입니다.


오후2시42분. 무창포 비체팰리스.


오후2시51분. 무창포 부근 바닷가.


오후3시45분. 세번째 체크포인트 대천해수욕장. 편의점 안에서 뭔가를 먹으면서 밖을 보고 있는데 여성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려다 바람에 머리가 휘날리니까 외마디 소리를 지르면서 다시 차안으로 들어가더군요. 편의점 직원 얘기로 계절과 상관없이 항상 바람이 강한 곳이라고 합니다.


대천 해수욕장. 여기는 한번도 와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전망대.


오후6시37분. 어느덧 해가 저물어갑니다. 그리고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ㅠㅠ


오후6시38분. 어느 이름모를 고개를 넘으면서.



오후6시42분. 이 떄가 해를 이날 마지막으로 본 것 같습니다.


오후6시52분. 숨은그림 찾기. 해가 어디에 있을까요...?


오후7시18분. 마지막 체크포인트 갈산 부근 교차로 꽃밭.


오후 8시54분. 예산 가마고개 정상에서.



'Sole Riding > 란도너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 란도너스 천안200  (0) 2014.03.23
2013년 란도너스 일정  (0) 2012.11.03
란도너스(Randonneurs)가 뭐지요?  (0) 2012.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