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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dem Riding/제주도 투어

탠덤 제주도 투어 - 1일차(1/4)


#2011년5월26일

탠덤을 장만하는 순간부터 꿈꿔왔던 탠덤 제주도 투어를 떠난다.
제주도는 20여년전 신혼여행, 10여년전 가족여행을 다녀왔지만 신혼여행때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이 거의없고 (..^^..), 가족여행때는 제주도에 폭설이 내려 눈으로 뒤덮인 도로를 헤집고 다닌 기억이 난다.
미리 얘기하자면 이번 여행에서도 제주도는 나에게 진면목을 보여주지 않았다...
결국 또 다시 오라는 얘기겠지...


자의반 타의반으로 몇달 일을 쉬는 기간이니 충분한 일정으로 다녀와도 될터이지만 중학교 다니는 작은애를 마냥 혼자두고 다닐 수 없어 3박4일 일정으로 타협을 보았다.

탠덤 제주도 투어 준비

제주도를 가는 방법은 이번에는 인천이나 평택에서 출발하는 배를 이용하고 싶었는데, 
웹서핑을 통해 알아낸 몇가지:

  1. 3등객실은 잠자리에 예민한 사람은 도저히 잘 수 없을 것이고
  2. 2등객실은 결코 싸지 않으며,
  3. 자전거파킹하는 곳이 탠덤에 맞지 않아 결국 접어서 포장을 해야할 듯하다.
결론은 야간출발, 새벽도착이 일정상 꼭 필요하거나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은 경우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우리는 저가항공사를 이용하기로 하고 제주항공, 진에어를 통해 예약을 했다.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 팁 몇가지:
  1. 왕복으로 표를 구입한다고 해서 비용이 싸지다. 편도로 구입하는 것이 일정변경, 항공사변경 등 여러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2. 같은 날짜, 같은 시간이라도 항공사마다 요금이 다르다.
  3. 저가항공사는 예약 후 즉시 결제를 해야한다. 그러나 취소와 변경이 가능하므로 큰 부담가질 필요없다.
  4.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좌석이 없는 경우 일단 최대한 가능한 일시에 예약을 해두고 시간을 두고 부지런히 좌석을 조회해보면 어느순간 누군가의 취소 등으로 인해 좌석이 생기거나 또는 항공사의 특별기가 투입되는 경우가 있다. 부지런함이 미덕!
  5. 제주항공의 경우 예약 후 좌석을 지정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잘 살펴보자...
  6. 진에어의 경우 좌석 지정은 안되지만 티켓팅 시 구역을 선택할 수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A구역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7. 땡xx닷컴은 저가항공사 포함 여러항공사의 잔여좌석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지만, 조회속도가 느리다. 항공사 홈피로 직접 들어가 예약하는 것이 빠르다.


일반자전거를 갖고 제주도를 가는 경우 김포공항등에서 포장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지만,
탠덤의 경우 포장서비스가 가능한지 불분명하고,
가는날/오느날 정신없는 중에 탠덤 분해/조립/포장에 너무 많은 정신적/신체적 에너지를 뺏길 것이 우려되어 택배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발송처는 탠덤을 구입한 BA스포츠, 수신처는 제주프로샵.
양쪽 샵에 적절한 수수료를 지불하여 정당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두었다.

제주프로샵의 경우 탠덤에 대한 경험이 부족할 것이 예상되고 조금이라도 수수료를 절약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조립/분해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샵은 그냥 박스받아서 보관하고 있다가 내가 오면 박스내어주고 3박4일간 박스보관하다가 돌아오는날 내가 탠덤을 분해해서 포장까지 해주면 택배발송을 하는... 단순한 서비스이다.


이렇게 하려면 탠덤의 분해/조립/피팅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데, 궁금한 내용은 BA스포츠를 통해 충분히 숙지하였다.
단, 탠덤을 제주도로 보내는 것은 여유기간을 포함하여 1주일전에 발송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5월19일 BA스포츠에 탠덤을 갖다주고 발송을 부탁하였고 5월23일 제주프로샵에 확인하니 잘 도착하여 박스보관중이라고 한다.

라이딩경로는 제주도 해안도로를 최대한 이용한다... 최대한...
우선 꼭 가보고 싶은 곳을 고르니 사려니숲길과 우도가 있다. 두 곳 모두 이전 제주도여행에서 가본적이 없는 곳이다.
사려니숲길의 경우 비포장길이다! 이미 충주호에서 비포장도로 탠덤라이딩에 극심한 내상을 입은 바 있어 걱정스러웠지만 몇몇 여행기의 사진을 통해 탠덤라이딩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사실... 내가 좀... 하고싶은건 무조건 해야하는 편이라... 목표가 서면 앞뒤 잘 안가린다... 웬만한 불편,불만은 무시하고... 쩝...)
그리고 사려니숲길은 반드시 새벽에 가야한다!!! 새벽 숲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우도는 제주도속 제주도라는 문구에 꼭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숙소의 경우, 펜션이나 리조트는 너무 비싸고, 게스트하우스는 몽아가 마뜩해하지 않고 (이유가... 제주도까지가서 남편과 따로 잘 일이 무에냐... 음... 바로 목록에서 빼버렸다...), 모텔이나 민박은 상태확인이나 예약이 수월하지 않고...
결국 숙소는 예약하지 않고 그냥 가기로 했다. 현지에서 눈에 띄는대로, 자전거품팔아서 싼데로 가기로 했다.
단, 우도는 들어가서 1박을 할 예정이었고 혹시 숙소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펜션을 예약해두었다.

제주도 여행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날씨인데, 여행일정이 모두 잡혀있는 상태에서 날씨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그냥 천운에 따르는 수밖에 없다.
출발 1주일전부터 일기예보에 신경을 써보았지만, 예보상으론 1일차, 2일차에 비가 온다는...

출발 전날 오르트립 패니어 2개에 모두 짐을 싸놓고, 여행가방 이름표를 이용해 어느 패니어에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 두 써놓았다. (노란색 원)


새벽5시반, 콜택시를 불러 공항리무진버스타는 곳까지 가서 5시45분 김포공항행 버스를 탔다.
6시반쯤 공항에 도착하여 티켓팅


▼비행기 타기 전 토스트와 집에서 싸온 꼬마김밥으로 간단히 배를 채운다.


저가항공사라해서 특별히 불편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는 건 아니다. 비행기도 예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와 같은 크기인것같고...
몽아도 흡족해 하는 것 같다... ㅋㅋ


▼비행중 날씨는 아무 의미없지만... 파아란 하늘이 보인다.


▼그러나 제주도 상공은 먹구름이 잔뜩... 에구구...


▼낮게 깔린 구름들이 제주도를 짓누르고 있다...


▼제주공항에는 많은 비가 오고 있다


픽업서비스를 해주기로 한 제주프로샵에 전화를 했더니 단체손님이 와서 정신이 없어서 픽업을 하지 못한단다... 택시로 오란다... 택시타면 기사한테 전화바꿔달란다...
헐... 첫날인데 자연과 인간이 비협조적이다...

▼수하물을 기다리는 동안 한컷.


▼제주 공항의 모습. 한라산은 아예 흔적도 없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제주프로샵.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스캇 대리점인가 보다.


제주프로샵 사장님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인상이 좋으시다.
탠덤이 들어있는 박스를 주면서 내용물 확인하느라 열어보았는데 리컴번트인줄 알았단다.
BA스포츠에서 꼼꼼이 포장해서 보낸 덕분에 상처하나 없이 잘 도착하였다. 자전거를 택배로 보낸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라이딩 도중 비가 내리는 거야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처음부터 비를 맞으면서 타기에는 몽아에게 너무 미안했다.
어쩔 수 없이 오늘 라이딩계획은 포기하고 렌트카를 빌려 관광을 하기로 했다.
렌트카를 샵에서 대여하고 반납하는 조건으로 YF소나타급으로 렌트를 했다... 좀 비싼 가격에... 쩝.
렌트카가 올때까지 탠덤을 미리 조립하자고 덤볐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30분 정도면 조립이 될 줄 알았는데 1시간반쯤 걸린 듯 하다.
그나마 케이블 정리를 잘못해서 다음날 라이딩 중 앞드레일러 케이블이 끊기는 사고까지... ㅠㅠ
뭐, 담엔 좀 더 잘하겠지...

탠덤 조립을 마치고 샵 한쪽에 잘 세워놓고 우리는 렌트카를 타고 출발했다.
라이딩 일정에서 우선순위를 미루어놓았던 구간이 중문~서귀포~표선 구간인데, 이 구간을 렌트카로 관광하기로 했다.
렌트카에 내비게이션, 제주관광지도 등이 갖추어져 있어 별 다른 준비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516도로를 경유하여 중문으로 가면서 사려니숲길 입구도 확인하고...


서귀포에 이르러 렌트카에 구비되어 있는 관광지도에 나와있는 식당을 찾아갔다.


오분작과 옥돔구이를 주문했는데... 제주도에서 먹은 음식 중 제일 못했던 것 같다...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지 모르겠지만 렌트카에서 소개하는 식당은 비추천이다.


서귀포의 인도는 왜 이리 넓은가요...?


▼중문 색달해변 입구


▼색달해변과 멀리 하얏트호텔, 주상절리가 보인다.


▼색달해변으로 내려가는 길


▼색달해변


▼이건 뭔가요...? 자연동굴같지는 않은데...


▼파도와 술래잡기 놀이... ㅋㅋ


▼파도가 거세다... 제주도는 몇번을 와야 나에게 푸른하늘을 허락할 것인가...


▼색달해변과 갯깍주상절리대는 올레8코스의 일부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바람을 싫어하는 몽아는 모자까지 덮어쓰고 다닌다


▼올레길


▼하얏트호텔 앞 올레길








▼갯깍주상절리대





올레8코스에서 유명한 해병대길은 임시 폐쇄되어 가보지 못했다.
주상절리대에서 다시 하얏트호텔로 올라와 택시를 타고 렌트카를 주차해놓은 곳까지 갔다.

▼하얏트호텔


▼날씨가 좋았으면 더 좋은 그림이었을텐데... 아쉽다


▼호텔 정원의 이런저런 모습들



▼하얏트호텔 로비에서


중문을 벗어나 산방산쪽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산방산은 갑자기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참 기이하다.
제주도는 화산 폭발의 영향으로 이런 기이한 형태의 지형이 곳곳에 있어 반도의 지형과 확연히 다르다.
우리나라에 제주도가 있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가.

▼산방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정상이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바다는 운무에 쌓여서 수평선이 보이질 않고...


▼갑자기 하늘이 파랗게 개이면서 산방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정말 제주도의 날씨는 지역과 시간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멀리 한라산의 모습도 보이고...


▼산방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불과 30분 사이에 어떻게 이런 변화가...


산방산을 지나니 오후5시가 넘어서고 있어 1100도로를 이용해 제주시로 복귀.
516도로를 지나올때도 그렇지만 1100도로를 지나면서도 계속 이 도로를 탠덤으로 오를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도로의 경사도가 문제가 아니라 갓길이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내리막이야 그렇다쳐도 오르막에 갓길이 없다면... 난폭운전자들 등쌀에 너무 힘들듯 하다.

▼1100도로 정상 휴게소에서. 휴게소 건너편으로 한라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고도 1100미터 표지석


▼1100고지 휴게소


▼휴게소 건너편에 조그마한 산책로와 습지공원이 있다


제주시로 돌아와보니 제주시는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다...
크지 않은 섬이 북쪽 남쪽이 날씨가 다르고 동편 서편이 또 다르다...
제주도 라이딩을 하려면 항상 날씨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렌트카는 24시간 대여를 했으므로 내일 아침에 샵에 반납하기로 했다.
사장님이 이제사 한가해 지셨는지 아침보다 훨씬 친절해 지셨다... ㅋㅋ
샵을 나와 숙소와 저녁을 해결할 곳을 찾아 용두암 부근을 돌아다녔지만 대부분 민박은 방이 없거나 단체 손님용 방밖에 없는 것 같아 어느 식당에서 저녁만 먹고 숙소는 따로 찾기로 했다.
스맛폰을 이용하여 샵에서 멀지 않고 저렴한 숙소를 찾으니 노형동에 자유모텔이란 곳이 그나마 괜찮은 듯 하여 1박하기로 했다.

▼이 사진은 다음날 아침에 찍었다... 이상하게 숙소 사진은 다음날 떠나기 직전 찍게 된다...


숙소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계속 비가 내린다.
정말 걱정이 안될 수 없다.
부디 내일부터는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제주도의 첫날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