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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e Riding/투어

양구~오천령~평화의댐~해산령~화천

#2012년 7월 4일

 

양구 주민들은 아침잠이 없나 봅니다.

이른 새벽부터 동네가 시끌시끌해서 반쯤 깨어있는 상태로 자다가 결국 7시까지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어제 밤에 드라이 신공으로 말려놓은 양말과 빕은 뽀송뽀송 잘 말라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양말과 패드만큼은 건조 상태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아무리 피곤해도 잘 말려놓아야 합니다.

 

주섬주섬 소지품을 챙겨들고 양구시내에 들어가니 확실히 다른 소도시보다 이른 시간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들임에 틀림없는 듯 합니다.

 

아침식사가 되는 곳도 여러군에 있었는데, 그 중 한 곳을 찾아 들어가니 된장찌개만 된다고 합니다.

조금 부족한 듯 했지만 이미 들어왔는데 어쩌겠습니까... 주는대로 먹어야지요.

그런데 된장찌개가 매우 짭니다... 반찬들도 대체로 짜고...

라이딩 중 가게가 보이면 보충할 생각으로 밥만, 밥만 위장속으로 우겨 넣습니다.

 

서울쪽은 비가 온다는데 여기 영서지방은 잔뜩 흐려있지만 비가 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전거 타기에는 좋은 날씨입니다.

 

양구에서 평화로 방향은 찾지 못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쉽습니다.

얕으막한 업힐 구간을 약 10km 정도 달리니 460번 평화로 기점이 나타납니다. 

오른쪽 31번 도로 방향으로 가면 펀치볼지구와 돌산령을 지나 인제나 속초로 갈 수 있습니다.

 

460번 도로에 올라서자마자 경사도가 10%가 됩니다.

기운빼지 말자고 처음부터 34-28에 걸쳐놓고 페달링으로 천천히 오릅니다.

 

강원도 길을 차로 자전거로 많이 다녀보았습니다만, 평화로 구간의 산악 풍경은 눈에 잡힐 듯이 가까워 그야말로 녹색의 바다입니다. 날이 너무 흐려 시야가 탁트이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460번 도로 기점 1.5km 정도 오르니 도고터널이 나타납니다. 평화로의 여러 터널 중 첫번째 터널입니다.

 

도고터널을 지나자마자 무려 12km에 달하는 다운힐을 질주합니다. 더구나 커브도 급하지 않은 편이어서 오랜만에 장쾌한 다운힐을 즐겼습니다.

 

▼해발 250미터에 이런 큰 강이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금학리를 지나서 다시 오천령을 향하는 업힐이 시작됩니다.

업힐 구간이 약 5km 쯤 되는것 같습니다.

어제 춘천~양구 간 5개의 고개에 비하면 한결 수월합니다.

 

▼오천령 업힐 도중 팻말이 붙어있는 소나무가 보입니다. 수령이 꽤 되나봅니다.

 

 

오천터널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오천터널은 해발 450미터에 위치하는 약 1500미터 쯤 되는 터널로 터널 내부 온도는 외부에 비해 4~5도 뚝 떨어집니다.

요즘은 밝은 터널이 많아서 어둡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차량 통행이 워낙 없어서 불편함은 커녕 시원통쾌하게 지나갔습니다.

 

터널 안에서 셀카질을 하는 여유도 부려봅니다.

 

오천터널을 지나면 또 다시 5킬로미터에 이르는 장쾌한 다운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구는 다운할 하는 맛에 업힐을 한다고 하지만... 일부 동감합니다만... 또 다시 업힐이 기다리고 있는 걸 알고 있을 때는 다운힐이 전혀 반갑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 그렇습니다.

이걸 내려가면 이제 본격적으로 해산령을 향해 올라가야 하는 걸 알기에 속으로는 "조금만 내려가지..." 하고 야속해 합니다.

 

▼다운힐 하는 도중 내려가야 할 길이 보여서 찍어 보았습니다. 까막득히 보이는 저 길이 계속 다운힐로 내려가야 할 길입니다.

 

오천터널 다운힐 시작 고도가 470미터였는데 고도 190미터까지 내려와 버렸습니다. 양구에서 출발할 때 고도와 같습니다.

무려 280미터를 순식간에 내려와 버린 거지요.

한마디로 "도로아미타불" 된겁니다.

 

이제 평화의댐을 거쳐 해산령 정상까지 10km가 넘는 업힐만 넘으면 됩니다.

해산령은 화천쪽에서 오르나 양구쪽에서 오르나 어느 쪽이건 10km가 넘는 업힐을 올라야 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평균 경사도로 따지면 5~6% 정도이고 10%가 넘는 경사도는 거의 없다는 겁니다.

이 정도면 탠덤으로도 충분히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을 슬며시 해봅니다.

 

▼평화의댐 직전에 2개의 짧은 터널이 있는데 첫번째 터널을 지나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입니다.

 

 

평화의댐까지는 비교적 수월하게 올랐습니다.

평화로 기점부터 힘빼지 않고 페달링으로만 올라서인지 아직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평화의댐 밑에 보이는 길이 매우 궁금합니다. 저 길은 어디서 시작되어 어디까지 가는 길인지... 화천에서 평화의댐까지 자전거길이 개통되었다고 하는데 그 길일까요...?

 

▼평화의댐 물문화관 옆에 식당이 있는데 식당 옆에 잘 꾸며놓은 정원(?)이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연못이 있는게 신기합니다. 인공연못... 이겠지요?

 

▼식당에서 도시락을 시켜먹고 한참을 쉬었다 갑니다

 

평화의댐표 도시락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이제 본격적으로 해산령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꾸준하게 페달링을... 하려 했으나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합니다.

정오가 다 되어가도록 해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흐린 날씨인데 어찌 이리 더울 수 있을까요?

물통 2개에 가득 담아 온 물마저 서서히 바닥을 들어내기 시작하고,

끊임없이 나타나는 S자 커브는 정말이지 돌아버리게 만듭니다.

 

그래도, 그래도 조금만 눈을 돌리면 펼쳐지는 시퍼런 녹색의 물결들!

아, 정말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강산"이 절로 입에서 흘러나옵니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페달을 밟으면 바퀴는 굴러갑니다.

그렇게, 그렇게 바퀴를 굴려서 결국 해산령에 오릅니다.

 

▼해산령 정상에 있는 휴게소입니다. 전통차와 감자전 등을 팔지만...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더위사냥" 입니다... ㅠㅠ

 

해산터널은 우리나라 최북단의 최장터널이라고 하는데, 최북단은 잘 모르겠고 최장터널은 오래전 얘기일 듯 합니다. 우리나라 최장터널은 얼마전에 개통한 배후령터널이 5km가 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해발 790미터에 위치하는 해산터널은 길이가 2km 가까이 됩니다.

 

터널 안은 냉장고가 따로 없습니다.

땀이 식으면서 온몸의 열기가 다 빠져나갑니다.

터널끝이 가까워지면서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는걸 느낄 수 있더군요. 얼릉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이제 장장 10km에 이르는 장쾌한 다운힐, 그리고 화천까지 죽 이어지는 나즈막한 다운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산령에서 내려오는 다운힐은 그동안 경험해 본 다운힐 중 가장 스릴있는 다운힐이었습니다.

어쩌면 이제사 다운힐에 필요한 몇가지 기술들을 체득한 때문일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화천으로 가는 도중 "꺼먹다리" 입니다. 화천강 바로 옆에는 자전거길이 보이는데 이 길이 평화의댐까지 이어지는 모양입니다.

 

화천에서 몸 상태가 별로 좋지 못해 춘천까지 버스로 점프하기로 합니다.

화천에서 춘천까지는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더군요.

춘천에 도착하니 운좋게 안양으로 가는 버스 시간과 딱 맞아 떨어집니다.

 

▼라이딩 요약 (http://connect.garmin.com/activity/195955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