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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dem Riding/4대강종주

낙동강종주(4) 적포~창녕함안보~양산~구포

#2012년 6월 5일

 

적포모텔은 차도 바로 옆에 있어 심야에도 차량통행이 좀 있는 편인데 차가 지날 때마다 부근의 개들이 컹컹 짖어대고 닭들이 울부짖는다. 몽아는 닭들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다고 하는데... ^^

덕분에 어제 일찍부터 잠이 들었음에도 밤새 몇번을 깨는 통에 아침 출발이 늦어졌다.

 

어제 모텔 주인에게서 적포삼거리에 있는 현대식당이 아침식사가 된다는 얘기를 들어서 국토종주하는 동안 처음으로 아침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메뉴판에 있는 걸 주문하려 하니 아침이라 준비가 안되어서 그냥 백반을 먹어야 한다고 하기에 그러자 했는데, 기본 찬만 깔아놓고 메인이 될 만한 게 없다. 메뉴판에 백반정식이 6,000원으로 되어 있는데 설마 이렇게 반찬 몇개 주고 제값을 다 받겠느냐... 생각했는데 제값을 다 받으신다... 헐~ 이건 좀 아니지 싶다.

 

▼적포삼거리. 10시 방향(거창/합천 방향)이 합천창녕보에서 온 방향이고 3시 방향(밀양/창녕 방향)이 창녕함안보로 가야 할 방향이다.

 

▼어제 저녁먹은 삼거리식당. 숲속에 둘러싸인 곳은 숙박했던 적포모텔.

 

어쨌건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낙동강종주 종점을 향해 출발한다.

네이버지도를 보니 창녕함안보까지는 자전거도로와 일반도로를 계속 섞어서 달려야 할 것 같다.

 

사실 자전거도로에서 일반도로로 다시 일반도로에서 자전거도로로 바꾸어 탈 때마다 라이딩 흐름이 끊기고 짧지만 오르내리막이 있어서 그닥 반갑지 않다.

결정적으로 어제 송곡리~장천리의 마의 구간을 지나온 후 국토종주 자전거길 코스 설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태였다. 그런 이유로 창녕함안보까지는 일반도로를 이용하여 달려보기로 했다.

 

▼낙동강종주 자전거길을 이용하는 경우 적포삼거리에서 창녕함안보까지 경로

 

▼우리가 달린 적포삼거리에서 창녕함안보까지 경로

 

적포교를 건너 67번 도로를 달리다가 유어삼거리에서 79번 도로에 들어섰다. 이 지점이 79번 도로의 시점이다.

79번 도로를 한참을 달리다가 강리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남지방향으로 달린다.

 

남지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는 토끼굴을 지나는데 굴 안에 물이 차있다.

물의 깊이를 알 수 없지만 설마 자전거가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깊을까... 아주 잠시 고민하다가

주저하지 않고 그대로 진입했는데 예상보다 깊다. 

페달이 물에 잠긴다.

천천히 지나가려하는데 몽아가 페달링을 멈춘다. 아이고... 여기서 멈추면 물 속에 다리를 내려야 하는데...

무어라 말을 하기에도 늦어서 페달에 힘을 줘 토끼굴을 빠져 나왔다.

신발과 양말이 홀랑 젖었다. 어쩌면 토끼굴에 고여있던 물들이 흙탕물이었을 수 도 있는데...

 

다행히 얼마 가지 않아 창녕함안보에 도착했다.

10시10분, 누적거리 30km

 

▼창녕함안보 인증센터

 

▼다른 보와 달리 아무 장식도 구조물도 없어 보처럼 보이질 않는다 

 

▼인증센터에 계시던 직원분이 발 씻을 물도 주시고 먹을 물도 챙겨주시고 너무나 친절하시다 

 

창녕함안보에도 편의점이 없어 인증 도장만 찍고 바로 출발했다.

다음 인증센터는 양산물문화관.

이제 낙동강종주의 종점까지 대략 90km 정도 남았고 오늘 중으로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이다.

 

창녕함안보부터는 자전거길이 끊김이 없어 국토종주길을 벗어나지 않았다.

 

▼창녕함안보를 출발한 지 얼마 안되어 주변 경관이 좋은 쉼터가 있어 쉬어갔다

 

누군가가 자그마한 석탑을 정성스레 쌓아놓았다

 

▼풀밭 한가운데 자전거길이 쭉 뻗어있다. 사진은 보기 좋지만 낙동강종주길엔 이렇게 직선으로 뻗은 도로가 꽤 있어 좀 지루하다... 

 

▼수산교를 건너기 전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를 신나게 달렸다 

 

▼배도 고프고 선크림도 떨어지고 해서 수산에 들렀다

 

▼날씨가 더워 시원한 것을 찾던 중 검은 콩국수를 하는 집을 찾았다 

 

▼맛이 좋았던 검은 콩국수

 

수산에는 다리가 2개 있는데 이름이 모두 수산교이다. 동네 사람들은 구교, 신교로 부르는 모양이다.

우리는 구교를 건너 우안에서 좌안으로 왔고 낙동강종주길을 계속 가려면 다시 신교를 건너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낙동강종주길은 좌안에서 이어진다.

길이도 긴 신교를 허탈하게 왕복했다...

 

▼밀양 명례리 부근에 갈대밭을 조성 중이다. 가을에 오면 장관을 이룰 것 같다.

 

▼갈대밭을 지나니 서원처럼 보이는 곳이 있다 

 

▼서원은 아니고 "낙주재 이선생 유적" 이라고 되어 있다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이 절로 흥얼거려진다.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실바람도 불어와..." 그러나 실바람은 불지 않았다. 뜨거운 햇볕에 온몸이 익을 것 같았다.

 

▼온도가 41도... 너무 하는거 아냐...? 

 

▼팔각정에서 잠시 쉬어갔다 

 

▼팔각정에서 내다본 하늘 

 

▼이곳까지 짜장면 배달을 하시나 보다. 오다가 팔각정이 몇개 있었는데... 여기가 어디라고 해야하지...?

 

▼외산리 오산교 부근에서 국토종주 하는 동안 처음 만난 노천카페. 시원한 냉커피 마시고 꽝꽝 얼음물도 사고 수박도 얻어먹고... 한결 시원해진 몸으로 다시 길을 떠났다. 

 

▼밀양천 합수부. 멀리 보이는 철교는 낙동강철교이다. 

 

▼밀양천을 한참 거슬러 올라간다 

 

▼이건 무슨 밭인지...

 

▼밀양천에서 낚시하는 사람의 모습이 더 없이 여유로워 보인다 

 

▼밀양 "미르피아". 너무 쌩뚱맞지 않나...? 우리집 개 이름이 "미르"인데 그 녀석 나중에 이리로 보내줘야 겠구먼... 

 

밀양천을 한참 돌아 삼랑진 부근에서 다시 낙동강으로 합류할 즈음, 자전거길 공사안내판이 보여 멈춰 섰더니 청년이 뛰어와 낙석방지 공사 중이라며 우회하라고 한다.

우회길에 업힐이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한다.

청년이 알려준 길은 동네를 관통하여 결국 산으로 올라가는 길.

업힐이 없기는... 젠장...

청년은 동네 입구까지만 가 보았던 모양이다.

어제만큼 심하지는 않았지만 오늘도 또 다시 끌바~

 

산길을 통과하여 나오니 대구부산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는 58번 도로다.

삼랑진의 송지사거리를 지나서 농로를 따라가니 낙동강종주길과 만난다.

 

▼삼랑진 부근

 

▼삼랑진 부근의 강변 자전거길. 목재데크교 구간을 포함하여 강변길이 한참 이어진다. 

 

▼너무 호사스러운 자전거길이어서 황송하기까지 하다 

 

▼돈많이 벌어 세금많이 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낙동강종주하면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이다 

 

▼양산 인증센터 부근까지 강변 자전거길이 쭉 이어진다. 길 위로는 철로가 지나간다. 

 

▼화제리 부근 쉼터에서 쉬어갔다. 마실 나온 동네분들이 "얼마 줬느냐" 해서 "얼마 줬다" 했더니 한분이 다른 분에게 "네 나발 두어개 팔면 되겄네"... 내가 "나발이 뭐지요?" 했더니 "아~ 나팔요... 이 친구가 나팔을 불어요" ^^ 

 

▼어느덧 시간이 오후5시가 다 되어간다. 기울어 가는 햇빛이 강물에 하얗게 부서진다.

 

▼오후5시 양산물문화관 인증센터 도착. 물문화관은 어디있지...? 

 

▼물문화관은 500m 쯤 더 가면 있다. 왜 인증센터를 별도로 빼 놓았을까...? 인증때문에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게 번잡스러워서 그랬을까...? 

 

▼양산 물문화관을 지나니 이런 길이 나온다 

 

▼이제 낙동강하구둑까지 20km 남았다. 안동댐까지는 365km... 

 

양산물문화관을 지난 후로 왼쪽으로 보이는 풍경이 부산시내가 가까워지는게 실감나게 느껴진다.

아파트촌이 점점 많아지고 자전거길 옆 보행자도로를 걷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한강 자전거길과 비슷한 분위기... 보행자에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

 

▼부산 화명역 부근

 

▼제2낙동대교가 보인다 

 

시간이 6시가 다 되어간다.

낙동강하구둑에는 7시 쯤 도착할 것 같은데 인증센터에 직원이 있을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국토종주를 포함한 4대강종주 인증 스티커를 낙동강 하구둑에서 받는 것같다.

그동안 지나온 인증센터에서 스티커를 붙여줄 만한 사람이 있는 곳을 못봤다. 아마 그래서 다들 낙동강 하구둑에서 스티커를 받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낙동강 하구둑에서 스티커를 받아야 하는데, 7시 쯤 도착해도 사람이 있을지...

그리고 다시 부산역까지 가야 하는데 그 시간이면 한창 러시아워이고...

아, 부산에 왔으니 광안리가서 회도 좀 먹어줘야 하는데...

 

이런 저런 고민 끝에 낙동강 하구둑 인증은 내일 받기로 하고 구포에서 하룻밤 자기로 했다.

 

구포에는 알록달록한 모텔촌이 자전거길 부근에 있어 찾아가기 쉬웠다.

 

모텔에 들어가 샤워하고 지하철을 타고 광안리 민숙회센터를 찾아 갔다.

 

▼광안리 야경 

 

▼광안리는 올때마다 더욱 번화해 지는 듯하다 

 

 

▼광안대교 

 

낙동강종주 완료를 앞두고 부부가 미리 자축하는 의미로 소주 한병하고...

다시 지하철로 구포로 돌아와 널부러져 잤다.

 

▼라이딩 요약(http://connect.garmin.com/activity/186145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