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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dem Riding/4대강종주

낙동강종주(3) 칠곡보~합천창녕보~적포

#2012년 6월 4일

 

어제 예상보다 얼마 달리질 못해 오늘은 정말 맘먹고 일찍 출발했다.

적어도 강정고령보까지 갔어야 내일 정도에 부산에서 올라올 수 있는데...

오늘 조금 부지런히 달리자고 마음을 다잡고 탠덤에 올라탔다.

 

오늘 첫번째 목적지는 강정고령보까지 32km.

 

▼어젯밤 묵었던 왜관 발리모텔. 시설이 훌륭한 건 아니지만 깨끗한 편. 

 

▼이른 아침에 고요한 강가를 달리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상쾌하다 

 

▼7시20분, 18km를 달린 후 첫휴식을 가졌다 

 

▼1km 간격으로 바닥에 이정표가 있다. 이제 종점까지 211km 남았다. 조금 더 가면 시점과 종점의 중간 지점이 나오겠군... 

 

▼아침 햇살이 자전거길 위로 부서진다 

 

▼아침엔 해가 정면에 있어 나도 마스크를 착용한다 

 

대구경계에 들어서는가 싶더니 자전거길은 여러 마을을 관통하여 서대구 외곽지역으로 향한다.

안내표지판이 잘되어 있어 길을 놓치진 않았지만 월요일 이른 아침에 이상하게 생긴 자전거를 타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지나려니 좀 뻘쭘하다.

동네사람들, 지나가는 사람들의 동물원 원숭이 보는 듯한 시선을 뒤로 하고 구불구불한 오르내리막을 달려서 북대구와 서대구를 감싸도는 금호강에 다달았다.

 

▼대구 다사역 부근. 빨간색 도로가 국토종주 자전거길이다.

 

▼이젠 우리나라 어딜가나 아파트촌 투성이다. 전국민의 50%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얘길 들은 것 같다.

 

▼금호강 좌안에서 바라본 모습 

 

강정고령보는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다.

아직도 보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어서 편의점 등 시설이 전혀없다... 인증 도장만 찍고 바로 출발~

 

▼강정고령보 관리센터

 

▼인증센터는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강정고령보는 아직도 공사중 

 

▼보 위에서 상류쪽을 바라본 모습 

 

▼보 중간에서 강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다음 인증센터는 달성보까지 23km.

강정고령보 좌안에서 우안으로 보를 건넌 후 사문진교를 건너 다시 좌안의 자전거길을 달린다.

 

▼드디어 낙동강종주 자전거길의 중간지점이다. 정확하게 거리가 같은 지점에 안내표지판이 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고즈넉한 강가풍경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나마 길가의 꽃밭이 지루함을 덜어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뚝방 자전거길... 

 

10시40분 달성보에 도착.

편의점을 오픈했다는 플랜카드가 나부끼는 걸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있다! 있다! 먹을 데가 있다! ㅋㅋ

 

▼달성보 전망대와 관리센터

 

▼달성보 인증센터도 관리센터 내에 있지 않고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달성보에서 어마어마한 여행용품을 갖고 자전거를 타시는 어르신을 만났다.

인천에서부터 홀로 국토종주 여행 중이라고 하시는데, 캠핑까지 하시기 때문에 자전거 포함 40kg이 넘는다고 한다...

잠깐 인사드리고 서로 사진 찍고 헤어졌지만 나중에 이 분을 낙동강하구둑에서 다시 뵙게된다.

 

▼홀로 국토종주하시는 어르신의 카본 MTB. 자세히 살펴보면 자전거여행 고수의 노하우가 여기저기 보인다.

 

▼달성보의 모습. 다른 보에 비해 단순하고 장식이 없다. 

 

달성보에서 충분히 먹고 1시간 넘게 쉰 후 다음 목적지인 합천창녕보로 향했다.

합천창녕보까진 38km.

 

달성보 이후 낙동강하구둑까지 인증센터는 짧아도 30km가 넘고 특히 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창녕함안보~양산물문화관 구간은 각각 55km의 먼거리이기 때문에 먹을 것, 마실 것 준비를 단단해 해야 한다.

2012년 6월 시점으로 편의점이 아직 들어서지 않은 보가 꽤 있고 자전거길 중간에도 식당, 상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음식물을 준비하지 않으면 큰 곤욕을 치루게 된다.

참고로 보 관리센터에 가면 방문객에게 K-Water 라는 생수(?)를 무료로 나눠준다. 물맛은 괜찮은 편.

 

달성보를 건너 낙동강 우안 뚝방 자전거길을 달리다가 박석진교를 건너 현풍시내를 지나가는 5번도로를 달린다.

구마구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 밑을 통과하여 도로를 달리다가 12% 짜리 오르막을 만났다.

표지판을 보니 오르막 구간이 300미터라고 써 있길래 그 정도야...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표지판은 엉터리다.

실제 업힐 구간은 길이가 700미터이고 평균경사도는 14%에 이른다.

 

▼이 표지판은 낚시용이다. 무슨 이유로 이런 잘못된 정보를 돈들여 세워놓는지...

 

▼처음엔 12% 경사도 맞다 

 

▼점점 가파라진다. 12% 300미터는 아스팔트 포장된 부분까지를 말하는 모양이다. 

 

▼시멘트로 포장된 구간은 경사도가 15%가 넘는다... 물론 우리에겐 "끌바"가 있다... 

 

▼끌바하는 사람도 쉬었다 가야 할 만큼 경사도가 빡시다 

 

▼"뭐 이런데가 다 있어?" 욕이 나올 즈음 정상에 도달했다. 고개 이름이 "다람재"란다. 고개 이름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내려다보이는 경관은 정말 좋다. 왼쪽에 마을 처럼 보이는 곳은 도동서원이다.

 

▼비지땀을 쏟으며 올라와야 할 이유가 이런 멋진 풍경에 있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저 도동서원앞을 지나겠지... 

 

다람재 정상에 있는 팔각정에 한참 땀을 식힌 뒤 올라올 때 만큼 급한 내리막을 설설 기어 내려왔다.

오키나와 츄라우미수족관 앞 내리막길에서 자빠링을 한 후 트라우마가 생겨 내리막길이 무섭다.

더구나 안동댐에서 낙단보까지 라이딩 한 직후라 브레이크슈가 얇아져서인지 브레이킹이 더 느슨해졌다.

탠덤에다 디스크 브레이크를 달 방법이 없을까...?

 

▼내리막을 다 내려오니 위에서 보았던 도동서원이다. 도동서원 앞에 엄청나게 큰 나무가 있다. 

 

▼이름까지 붙여진 유명한 나무인 모양이다. 수령이 400년이라고 한다. 나무 한 그루가 멀리서 보면 숲처럼 보인다고... 

 

▼도동서원 입구 

 

▼도동리 부근의 낙동강종주 자전거길. 낙동강은 급하게 휘돌아 가는 구간이 많다. 거의 사강(蛇江) 수준...

 

달성보 편의점에서 조금 부실하게 먹어서 오후 1시가 넘어서면서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구지면 부근을 지나는데 자전거길 부근에 중국집이 보여 마을로 들어가서 중국집을 찾았으나... 하필 정기휴일...

 

▼그나마 어렵게 찾은 식당인데 정기휴일이라니... 

 

▼바로 옆에 있는 상점은 "외출중"... 쩝... 

 

문닫은 중국집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으니 동네분이 오셔서 조금 만 더 가면 "이방"에 잘하는 중국집이 있다고 해서... 그 분의 거리 감각등이 별로 미덥진 못했지만... 찾아가 보기로 했다.

67번 도로를 한참 달리다가 낙동강종주길 안내판이 헷갈리게 되어 있어 엉뚱하게 우곡교를 건넜다 되돌아오고...

달리다보니 "이방" 표지판이 보이긴 하지만 업힐이어서 포기하고 적당한 곳에서 가지고 있는 빵 등을 먹기로 했다.

 

▼송곡리에서 만난 업힐. 배가 고파 도저히 못올라갈 것 같아 가지고 있는 음식들을 먹어치웠다. 

 

어느정도 배를 채우고 탠덤을 끌고 올라가니 언뜻 절 같은 곳이 나타난다.

왼쪽에 도저히 국토종주길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급한 업힐만 있고... 잘못 들어왔나... 망설이고 있는데 멀찍이서 보살 한 분이 물한잔 마시고 가라고 소리친다.

물은 괜찮고... 왼쪽 길이 맞느냐? 여쭈었더니... 그렇단다... 허이고...

 

▼왼쪽에 보이는 석탑으로 향하는 길이 낙동강종주길이다... 

 

▼입구에선 짧게 보였던 업힐은 갈수록 경사도가 높아져가며 한참을 이어진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냐... 이것이 정녕 자전거길인가...? 

 

▼배고픈데 끌바하려니 정말 힘들었다 

 

▼오른쪽에서 끌바를 해보려 했지만 익숙하지 않아 계속 왼쪽으로만 끌바... 오른쪽 끌바도 연습해야겠다...

 

▼올라온 길. 이탈리아의 유명한 스텔비오 언덕이 생각난다... ^^;; 

 

▼시멘트 포장된 무지막지한 업힐이 한참 더 이어지고 

     

 

▼이젠 자갈길 업힐까지...

     

 

▼드디어 업힐 끝이다... 생각했는데... 

 

▼여기가 "분명히 자전거길 맞다"고 주장하는 안내 표지판도 있고 

 

▼이런 우라X... 업힐이 계속된다... 

 

▼드디어 업힐 끝에 왔다. 그런데 자전거도로 노선안내판에 현위치를 보니... 우리는 앞으로도 이런 산길을 한참을 가야한단다... 배고파 죽겠는데... 

 

그 뒤로 산길은 정말 급한 경사여서 내리막도 끌바를 하면서 내려왔다.

나중에 지나온 경로를 살펴보니 이렇게 무지막지한 산길로 가지 않고 67번 도로에서 "이방" 방향으로 들어간 뒤 1034번 도로를 이용하면 이 마의 구간을 건너뛸 수 있었다.

이방으로 갔으면 동네분이 얘기하시던 맛있는 짜장면도 먹을 수 있었을텐데... ㅠㅠ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관리하시는 분이 이 글을 보면 제발 참고하셨으면... 한다.

 

▼송곡리와 장천리를 잇는 자전거길은 빨간색으로 표시한 길로 돌아가는 것이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좋을 것이다 

 

끔찍한 산길을 내려오니 바로 합천창녕보이다.

3시20분, 누적거리 94km.

 

▼다른 보에는 없던 근사한 조형물이 있다. 아마 4대강과 물방울을 형상화한게 아닐까... 싶다.

 

▼합천창녕보 

 

▼합천창녕보 관리동

 

그러나 합천창녕보에도 편의점이 없다.

이제 더 이상 달릴 힘이 없는데...

그나마 관리센터 직원이 K-Water 2병을 주셔서 물이라도 마셨다.

 

배가 고파서 서둘러 길을 나서려 하는데 웬 아가씨가 몽아에게 다가와 밝은 목소리로 뭐라 뭐라 한다.

가만 보니 손에 마이크 송신기를 들고 있는 것이 방송국에서 나온 것 같다.

인터뷰하는 것이냐...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언론 인터뷰를 한번 했다가 된통 뒤통수를 맞은 안좋은 기억이 있어... 어쩔까 하다가 그냥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다.

인터뷰 내용은 그냥 뻔한... 자전거를 타면 무엇이 좋으냐... 탠덤을 타면 사이가 좋아지느냐... 등등

부산 SBS라고 하는데 연락처도 안적어 주고 왔으니 방송에 나왔는지 안나왔는지 알길이 없다.

뭐... 통편집되지 않았을까...? ㅋㅋ

 

▼합천창녕보를 좌안에서 우안으로 건너야 한다

 

▼보 위에서 바라본 상류의 모습. 확실히 하류로 내려올수록 물이 많아지는게 느껴진다.

 

보를 건너니 아직 공사중인 넓은 시멘트 도로가 나타난다

 

잠시 합천에서 흘러오는 황강을 따라 올라갔다가 다리를 건너 다시 낙동강으로 되돌아온다

 

황강합수부 부근 목재데크교

 

황강합수부를 지난 후 24번 도로를 달리는데 은근 업힐이 계속된다.

적포삼거리에 도착했는데, 식당들이 몇군데 눈에 띈다.

그 중 한 곳에 들어가 삼겹살을 주문하니 주인이 없어서 백반밖에 안된단다.

주인이 없으면 왜 삼겹살을 못 파는지... 알 수 없지만 따질 상황이 아니다.

그냥 줄 수 있는 걸 달라 해서 열심히 먹었다.

일하시는 아줌마가 고사떡이라며 시루떡을 꽤 많이 주시고 수박도 몇조각 주신다. 감사합니다~

 

배가 부르고 나니 몸이 퍼져버렸다.

라이딩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심한 업힐을 두군데 넘고 제때 먹지 못해 더 이상 달릴 수가 없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오늘 라이딩은 접기로 했다.

 

다행히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모텔이 있어 찾아가니 모텔 주인이 창고에 탠덤을 넣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다.

이래저래 적포는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라이딩 요약 (http://connect.garmin.com/activity/186145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