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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dem Riding/4대강종주

낙동강종주(1) 안동댐에서 낙단보까지

#2012년 5월 30일

 

낙동강종주는 안동댐에서 부산 을숙도에 있는 낙동강하구둑까지 약 380km의 자전거길로 종주구간 중 가장 길 뿐더러 여기저기 블로그의 여행기를 종합해보면 여러군데에 업힐 구간이 있어 넉넉하게 4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안동에서 부산까지 도로를 이용하는 경우 대략 200km가 조금 넘는 거리인데 자전거길이 400km에 달한다는 것은 낙동강이 직선거리로 흐르지 않고 상당히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실제로 지도로 확인해보면 구비구비 돌아서 안동~상주~구미~칠곡~서대구~고령~창녕~남지~수산~삼랑진~김해~양산~을숙도를 거쳐간다.

 

5월30일부터 6월2일까지 낙동강종주를 하기로 하고 하루전인 29일 안동으로 내려갔다.

다행히 호계동 평촌 시외버스정류장에 안동행 버스가 지나간다.

 

안동터미널에서 안동댐까지는 34번국도를 이용하면 약 10km정도면 갈 수 있다.

30일 아침에 움직이는 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는 길 도중에 모텔에 잡아 들어갔다.

 

5월30일. 일찍 일어나 부산스럽게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도 출발시간은 8시30분을 넘었다.

 

▼안동에서 묵었던 무인모텔. 무인으로 운영되는데 객실별 별도의 주차장이 있어 깜놀했다. 검둥이 탠덤을 안전하게 주차시킬 수 있다는 것에 감동받아 들어갔는데, 숙박요금은 조금 비싸지만 시설도 좋고 깨끗하다. 

 

34번국도를 동쪽으로 달리다가 법흥6거리에서 안동댐 방향으로 올라가면 안동댐이 있다.

 

▼안동댐의 모습. 댐 너머에는 거대한 안동호가 있겠지... 댐을 볼때마다 이상하게 댐이 터지는 상상을 하곤 한다...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인 월영교 

 

▼시간이 넉넉했으면 한번쯤 걸어서 건너보고 싶은 다리인데...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월영교의 모습. 중간에 월영루가 있고 다리 건너편은 안동민속마을이라고 한다. 

 

▼아쉬운 마음에 다리 입구에서 낙동강종주 기념샷~ 

 

▼인증센터가 있는 안동물문화관 

 

▼낙동강종주 출발점인데... 인증센터가 너무 단촐하다. 뭐, 대부분 인증센터가 이렇지만... 

 

오전9시. 안동댐을 기점으로 낙동강종주 출발~

법흥6거리까지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므로 어려울 것이 없는데, 법흥6거리에서 낙동강종주길이 어느 방향인지 헷갈린다.

4거리도 아니고 6거리인데... 정확한 방향표시가 필요한 곳에 대충 세워놓은 안내판에 살짝 언짢아졌다.

낙동강종주길인데 낙동강을 따라가는 길이 맞지 않을까...?

아니나 다를까 길을 따라가다보니 강변에 빨갛게 포장된 자전거도로가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길을 내려가 자전거도로를 신나게 달렸다.

 

▼이렇게 잘 포장된 자전거도로가 있는데... 당연히 낙동강종주길이라 생각했다 

 

빨간 포장도로에 연이어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까지 이어져 상쾌한 기분에 빠른 속도로 달려나갈 즈음... 갑자기 포장된 도로가 끊기고 흙길이 나타난다.

 

▼여기가 활주로인가...? 저 비행기는 뭐지...?

 

흙길을 몇백미터 정도 달리니 길이 완전히 끊어진다.

불안해진다.

그러고 보니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낙동강종주길임을 알리는 어떠한 표시도 보지 못했다.

남한강종주길이나 새재종주길은 길바닥, 표지판이 계속 있어서 루트를 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오른쪽을 보니 제방위로 차도가 있고 제방밑을 통과하는 토끼굴이 있다.

토끼굴을 지나 도로 위로 올라가보니... 전혀 표시가 없다.

 

길을 잘못 들어선게 분명하다.

4대강 콜센터에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니 낙동강종주길은 아직 정비가 덜 된 부분이 많다며 안동터미널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한다.

안동터미널이라면... 오늘 아침 안동댐까지 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단 얘기?

길을 잘 모르니 어쩔 도리가 없다.

법흥6거리까지 되돌아가서 안동시내를 관통하여 안동터미널까지 되돌아갔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우리가 되돌아갔던 지점에서 안동터미널은 도로를 따라 가면 불과 3km 정도 앞에 있었다... ㅠㅠ

안동댐인증센터에서 안동터미널로 가려면 자전거길을 따라 가다가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에 있는 토끼굴을 지나 왼쪽으로 올라와서 도로를 조금만 달리면 된다.

 

 

▼되돌아 가는 길에 노란색 꽃밭이 펼쳐져 있다 

 

▼자전거길에서 법흥6거리로 올라가는 길을 찾기 어려울 것 같아 뚝방길로 올라오니 안동체육관과 탈춤공원이 보인다

 

▼탈춤공연장 입구에 다양한 탈모양의 조각들이 있다

 

법흥6거리에서 안동터미널까지 가는 길은 어제, 오늘 달려온 길이므로 어려울 것 없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낙동강종주와 관련된 어떤 안내판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한번 4대강 콜센터에 전화해서 확인해보니 안동댐에서 상주보까지는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맞고 안내표시도 거의 없을 것이라는 대답...

이런줄 알았으면 이 구간은 코스를 준비해 오는건데...

어쩔 수 없다.

이제 믿을 건 네이버지도 밖에 없다.

안동터미널에서 다리를 건너 좌회전하여 924번 도로를 달리다가 916번 도로로 바꿔타면 풍천면 부근에서 상주상풍교까지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를 만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대로 고고씽~

 

▼924번도로의 계평이란 곳이다. 우리는 풍산 방향으로 달린다. 보이는 교각은 중앙고속도로.

 

▼풍산을 지나 916번 도로로 바꿔타자 마자 식당이 보이길래 들어갔다. 안동한우가 유명한데 한우를 먹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사장님이 등심가격으로 특수부위를 주시겠다고 제안하셔서 바로 콜~

 

▼916번 도로를 달리던 중 광덕교 건너편에 자전거도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자전거길을 찾은 듯 하다. 다리위에서 본 낙동강 모습

 

▼구담교에서 다리 다리를 건너 낙동간 우안으로 가야 한다. 구담교 직전에 보이는 작은 보. 

 

▼이름모를 보앞에 있는 팔각정자에서 잠시 쉬어갔다

 

▼날이 더워 자전거용으로 쓸 샌들을 찾았는데, 北面에서 모양과 색깔을 짝맞춤할 수 있고 맘에 드는 샌들을 찾았다.

 

▼낙동강종주길에는 우회도로가 꽤 많다. 그 많은 우회도로 중 처음 만난 곳

 

▼우리가 가야할 자전거길은 산을 넘어 가는 길... 힘든 업힐은 아니었다.

 

▼지보면에서 풍양면으로 넘어가는 다리. 바로 옆에 새로 놓은 지인교가 있어서인지 이 다리는 사용하지 않은 지 꽤 된 것 같다. 시커먼 시멘트 색에 비해 다리 상태는 좋은 듯.

 

▼목재데크교는 벌써 여러번 보았지만... 볼때마다 예쁘다.

 

▼우리는 낙동강종주길을 달려가고 있다 

 

 

아침부터 날이 잔뜩 흐리더니 결국 오후 2시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키나와 투어때 효자 1순위 아이템이었던 다이소표 우비를 꺼내 입고 달렸지만, 오키나와 때와 다른 것은 흙탕물.

 

▼흙탕물에서 놀다 온 개구장이가 되어버린 몽아

 

오후4시. 드디어 상주상풍교에 도착했다.

인증수첩에 나와있는 안동댐에서 상주상풍교까지 거리는 65km.

그러나 우리는 상주상풍교에 도달했을 때 누적거리가 87km.

무려 22km를 돌아왔다... ㅠㅠ

 

▼상주상풍교. 강건너 새재자전거길종주의 마지막 인증센터인 상주상풍교인증센터가 희미하게 보인다.

 

상주상풍교에서 다음 인증센터인 상주보까지는 10km 조금 넘는다.

상주보에 가면 편의점도 있고 쉴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갖고 다시 빗속을 달린다.

 

▼빗속을 한참 달려 상주자전거박물관으로 향하는 다리를 건넜다 

 

▼시간이 여유가 있으면 당연히 둘어보았을 곳이지만... 이미 오후 3시가 넘은 시간, 둘러볼 시간이 없었다 

 

▼자전거박물관 앞에 있는 다리의 모습 

 

▼우중라이딩에 익숙해져가는 몽아

 

▼자전거의 도시 상주답게 자전거휠에 안내지도를 그려넣었다 ^^

 

상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전거친화적인 도시이지만 얼마전 상주시청 소속 싸이클선수들의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물론 그 사고는 상주시와는 아무 관련 없다.

정신나간 운전자의 부주의로 미래가 창창한 꽃다운 청춘들이 쓸려버렸다.

 

소프트웨어 관련 일을 했던 사람으로서 100% 자신하건대,

내비에 DMB 기능을 넣어 파는 회사가 주행 중 DMB 시청이 가능하도록 코드해제를 하는것이 불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

다른 회사 내비들이 코드해제되는데 자기네 제품만 코드해제가 안되면 판매가 줄어들 것이므로 길을 열어놓았을 것이다.

개발자들은 영업부서의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얼마든지 코드해제가 되는 "주행 중 DMB 기능"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제조사에 의무사항으로 명시하고 만약 상주시 사고처럼 주행 중 DMB 시청이 분명한 드러난 경우 제조사에도 상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상주보 직전에 예쁜 다리가 보인다

 

▼경천섬으로 건너는 다리군요...

 

▼몽아는 진심 우중라이딩을 즐기는 것 같다...

 

5시20분 상주보에 도착. 누적거리 98km.

기대했던 상주보에는 편의점이 없다... 이런... @#$%^&

도장만 찍고 바로 출발~

 

▼상주보를 건너는 중 

 

▼상주보에서 바라본 낙동강 모습. 비오는 늦은 오후... 한폭의 산수화가 따로 없다...만 몸도 마음도 서서히 지쳐간다. 

 

▼죽암리에서 다시 우회도로를 만나 업힐 중. 멀리 보이는 다리는 59번 도로가 통과하는 중동교이다. 

 

▼쉼터에서 잠시 쉬어간다. 몽아 표정에 힘든 기색이 보이기 시작한다... 큰일났다. 

 

▼낙단보 직전 물량리 부근 우회도로에서 

 

물량이 부근의 우회도로는 포장상태가 별로 좋질 않다.

굵고 날카로운 돌들이 깔려있는 길도 있고...

비가 계속 오는데 내려서 끌바를 할 엄두가 나질 않아 올라탄채로 천천히 지나갔다.

 

내리막을 다 내려와서 낙단보가 얼마 안남은 지점,

갑자기 페달이 무거워진다.

내려다보니 앞바퀴가 펑크가 나있다.

 

살펴보니 타이어 옆면이 실밥이 많이 헤어졌다.

아마 자갈길을 지나면서 날카로운 돌에 쓸린 모양이다.

이번엔 예비타이어 안갖고 왔는데... 끙...

 

우선 낙단보에서 인증을 받은 후 수리를 하든지, 택시로 상주시까지 점프하든지 할 생각으로 탠덤을 끌고 낙단보를 건넜다.

 

낙단보에서 내려다 본 모습 

 

▼낙단보 

 

▼6시42분. 누적거리 115km. 주저앉은 앞바퀴가 보인다.

 

 

잠시 낙단보의 이런 저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다가 좌안 뚝방에 빨간색 건물이 보인다.

사진을 찍어서 확대해 보니 어렴풋이 모텔인 것 같다.

탠덤을 끌고가 보니 모텔 맞다. "봉황모텔"

모텔 자체는 좋은 편은 아니지만 지금 이런 외딴 곳에 이런 모텔이 있다라는 것만으로 고마운 일이다.

사장님과 얘기해보니 자전거동호인 손님을 본격적으로 받기 위해 일부 리모델링을 생각하시는 모양이다.

 

그 다음날, 5월31일

아침 일찍부터 상주 시내의 자전거샵을 검색하여 전화를 걸어서 451 규격의 타이어를 찾았으나 모두들 그런 규격을 모르거나 20인치 타이어 자체를 구비해 놓지 않은 모양이다.

오전 10시가 넘어 더는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다.

콜택시를 불러서 상주시내에 들어가 제법 규모가 큰 자전거샵 두군데를 가보았으나 모두 451 규격 타이어는 갖고 있지 않았다.

 

어쩔 방법이 없다...

다음을 기약하고 일단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상주터미널에서 안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백홈.

 

▼라이딩 요약 (http://connect.garmin.com/activity/183989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