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동해안 (3) - 샤방샤방 관광의 날

Tandem Riding | 2016.10.01 11:01
Posted by 스카이밀 스카이밀


봉수대캠핑장은 해변에서 가깝지만 7번 국도에서도 매우 가깝다.

밤새 국도를 오가는 차량들의 배기음, 타이어소음을 들어야 했다.

조용한 캠핑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적잖이 고역일 것 같다.


오늘은 일정이 한가해서 느긋하게 자도 될터인데, 이젠 아침에 오래 누워있는 것도 힘들다.

6시쯤 깨어서 좁은 텐트안에서 버둥거리다가 결국 7시에 몽아를 깨우고 말았다.




오늘 아침도 CJ 즉석요리를 해먹고, 천천히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사이트 바로 앞이 해변이다.



▼봉수대오토캠핑장의 상징인 샤워장, 화장실.     목욕탕처럼 보인다.



▼철지난 해변은 쓸쓸하다.



▼커피 맛있니...?     조용해봐.   바다 좀 보게.



일찍 일어났음에도 사이트정리하고 짐정리하고 패킹하느라 10시반이 넘어서야 출발 준비를 끝냈다.

아무래도 정리하는 시간이 너무 걸리는 것 같다.

자전거캠핑하시는 다른분들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시는지 궁금하다.





어제 오면서 봐두었던 자작도해변 앞 식당이 영업 중이었다.


가게 이름이 특이하다. At Sea 1204.

1204는 무슨 의미냐 여쭈니 도로명주소에 나오는 숫자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가게 전화번호 끝번호도 1204로 맞추셨다.


인상좋으신 사장님과 또 수다 삼매경에 빠져 이런 저런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셰프가 형수님인데 뉴질랜드에서 귀국하셨다고 한다.

지난 9월9일에 오픈하셨다고 하는데, 자전거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하신다.





▼동해안 조그만 해변에 있을 것 같지 않은 식당 비주얼이다.



▼식당 전경



▼사장님이 우리 탠덤이 신기하신지 관심을 많이 보이셨다. 우리 출발하는 사진을 찍어서 카페에 올리신다고 하시는데... 카페가 어딜까...?



▼오픈한지 얼마 안되어 아직 네이버지도에 안뜬다.    국화꽃향기 펜션 바로 옆이다.

식당 2층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신다고 한다.   9만원 정도 하신다는 걸로 보아 도미토리룸은 없는 펜션 스타일인 듯 하다.



▼메뉴판.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1시반 정도였는데 점심메뉴를 선택해도 좋다 하셔서 치킨까스와 키시를 주문했다.  가격에 거품이 전혀 없어 보인다.



▼처음 먹어보는 키시. 뉴질랜드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정식 요리라고 한다.



▼치킨까스. 양도 맛도 훌륭하다. 이 정도면 가격을 더 받으셔도 될 것 같다.






▼사장님이 아무에게도 주지 않는다고 하시곤 주신 명함.



설렁설렁 페달질해서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 1시20분 도착해서 강릉행 버스표를 끊었는데 10분 후 출발이다.

넓은 짐칸에 탠덤을 접지도 않고 쑥 밀어넣었다.

간혹 짐칸에 칸막이가 있는 버스를 만나면 어쩔 수 없이 접어야 하지만 요즘 대부분 시외/고속버스는 자전거 싣기 편하다.


45분만에 강릉터미널 도착.


터미널에서 경포까지는 몇가지 경로가 있는데, 평탄한 길은 번잡한 강릉 시내를 거쳐야 하고, 빠른 길은 두어번 고개를 넘어야 한다.

몽아의 도움으로 강릉 시내를 거치지 않고 그닥 힘들지 않은 고개를 넘어 경포에 무사히 도착했다.





몽아는 옥수수 귀신이다.

주변에서도 모두 몽아가 옥수수 좋아한다는 걸 알고 상자째 보내주기도 한다.

강릉이 고향이어서 어릴 때부터 옥수수를 많이 먹었다고 하는데, 질리지도 않고 꾸준히 잘 먹는다.


경포에 오니 찐 옥수수를 판다는 팻말을 보았는데 몽아가 저걸 보면 옥수수 먹자 할텐데... 생각하면서 지나쳤다.

잠시 후 전망 좋은 곳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몽아가 그런다.

"길 건너에 옥수수판다. 가보자."


정말 참새와 방앗간이다.





S202 펜션에 도착하여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환영인사를 받으며 입실했다.

이 펜션은 월풀욕조를 창가에 배치해 놓은 펜션인데 방마다 조금씩 구조가 달랐다.

우리가 고른 방은 욕조가 가장 큰 방.


펜션은 깔끔하고 시설이 좋은 편이었다.

베란다나 별도의 바베큐장이 없는 대신 추가 요금을 내면 전기그릴을 쓸 수 있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전기그릴의 정체는 몽아가 홈쇼핑에서 관심있게 보던 자이글이었다.


저녁거리는 차로 이마트에서 장을 보아왔다.

오늘은 호주산 갈비살 + 매취순.

수입산치곤 비싼 100g당 6천원 정도였는데 맛은 한우 못지않게 좋았다.


근데, 자이글 요게 물건이네. 돌아가면 구입하는 걸로.


배불리 저녁을 먹고난 후 TV에 USB를 연결하여 영화 감상.

러셀크로우 주연의 워터디바이너(Water Diviner)를 봤는데 어제 본 엘라의 계곡과 유사한 스토리였다.

우연찮게 이번 여행에서는 전쟁으로 죽거나 잃어버린 아들을 찾는 아버지 얘기를 다룬 영화들을 보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

펜션을 출발하여 서울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몽아가 약간 볼멘소리를 한다.


"시간도 많은데 이렇게 일찍 가나?"

"어디 가고 싶은데 있어?"

"테라로사 커피공장이 근사한데..."


이미 고속도로에 들어선 후였지만 어느 안전이라고 명을 거역하겠는가.

횡계IC에서 차를 돌려 테라로사 커피공장으로 향했다.



































▼브런치세트. 우리 입엔 별로 안맞더라...









▼이런 거미가 실내에 있었다면 기겁을 하겠지만 유리창 밖에 있는 녀석이라 안심하고 근접 촬영했다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어이구멍처럼 보이는게 맷돌인가? 엉덩이 모양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커피잔이 이쁘냐...?     조~거.     그래? 저거 파는거 아냐. ㅎㅎ



테라로사 커피공장 구경을 마치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진고개를 들러서 고속도로를 타기로 했다.

진고개는 자가용을 처음 장만하고 강원도를 뻔질나게 드나들던 시절, 정말 좋아하던 코스였다.

자주갔던 만큼 얼마나 높고 험한지 잘 알기에 자전거로 강원도 구석구석을 다니면서도 아직 진고개는 넘어보질 못했다. 상상만으로도 무서웠기에.


작년에 부연동마을과 전후치를 다녀올 때도 원래 계획은 진고개를 넘는 거였지만 전후치를 넘으면서 체력이 탈탈 털려서 그냥 주문진으로 내려갔었다. (부연동마을과 전후치 넘었던 얘기)


연곡에서 진고개로 들어서는 도로는 편도 1차선도로로 한적하고 이뻤던 길인데 이제는 소금강 입구까지 2차선으로 넓혀놓고 아직 도로정비가 완료되지 않아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올라가다보니 부연동마을로 가는 전후치 입구가 보여 작년 라이딩 기억을 떠올리며 차로 전후치를 올라가 보았다.

과연!

전후치는 무서운 곳이었다.

내려오는 차가 있으면 어쩔뻔 했을까... 싶을 정도로 길이 좁고 커브가 급했다.

거기에 4키로 정도가 평균 경사도가 12%가 넘는다.


전후치 정상에서 부연동마을을 잠시 내려다보곤 다시 내려와 진고개로 올라갔다.

진고개 오르는 길 역시 그 위용은 여전하다.

숨이 턱막히는 헤어핀은 차를 운전하는 사람에게도 위협적이었다.


아... 여길 자전거로 올 수 있을까...?

모르고 간 길 중에는 진고개보다 더 험하고 높은 곳도 많았다.


어쩌면 용감한 행동의 대부분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위험한 걸 알면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참된 용기라고 할까? 아니면 무모하다고 할까?





▼미시령 옛길 휴게소도 철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곳 휴게소는 아직 건재하다. 계속 남아주길...









진고개를 내려와 진부에서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무사히 돌아왔다.


다음 자전거여행은 언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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